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▣ 여우와 황새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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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Kairos 작성일26-06-18 10:19 조회881회 댓글0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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▣ 여우와 황새

 

여우가 어느 날 저녁 식사에 황새를 초대했다. 그리고 이 손님을 놀려 기분 전환을 하고 싶어져서, 얇은 접시에 담은 약간의 묽은 수우프 이외엔 아무것도 내놓지 않았다. 이 수우프를 여우는 순식간에 핥아버렸는데, 황새는 그 가늘고 긴 주둥이로 한 입도 입에 넣을 수 가 없어서 식사가 다 끝날 무렵이 되어도,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시장했다. 한편 여우 쪽은 황새가 이렇게 아주 눈꼽만치 밖에 먹으려하지 않음을 보고 몹시 유감스럽다고 하면서, 이 음식이 황새 기호대로 양념이 잘 쳐져 있지 않은 게 아니냐고 말했다. 황새는 거의 말도 않고, 요 다음엔 여우 쪽에서 자기를 방문해 주었으면 한다고 부탁했다. 그래서 여우도 그 다음 날 황새와 함께 식사할 것을 승낙했다. 여우는 약속을 어기지 않고 와서 곧 식사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. 그런데 식사가 나온 것을 보니 여우가 난처하게 된 것은, 맛있는 음식이 목이 가느다란 그릇에 담겨져 있는 것이었다. 그 그릇의 모가지 속에 황새는 곧 그 기다란 목과 주둥이를 집어 넣었는데, 한편 여우 쪽은 그 항아리 모가지를 핥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으면 안되었다. 여우는 그 공복을 메꾸지도 못하고, 이쪽이 먼저 한대로 저쪽도 그 답례를 한 것이니 그 접대에 트집을 잡을 수도 없다고 하면서, 되도록 정중히 여우는 돌아오고 말았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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